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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10.3



청소를 하다가
오래 전 잠깐 살았던 집 주소가 적힌 쪽지 하나.
그쯤이었지 하면서 오랜만에 지도앱에 주소를 쳐봤다.
가진 못하지만 자주 걸었던. 지나다녔던 동네구경.
아직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
그 때는 그저 지나가기만 했던 가게들이 반가웠고.
자주는 아니지만 비오는 밤 괜히 집에 들어가기 싫어
커피 한잔하러 갔던 가게는 사라져 아쉬웠다.

엄마 살던 동네를 지날 때면
예전엔 그랬어 여기에 신발 가게가 있었어.
운동화를 하나 샀던 날 너무 좋아서 그걸 신고 온 동네를 걸었지.
다리가 아픈줄도 모르고. 라고 말하던 엄마처럼.
없는 자리에 예전의 것들을 하나씩 세워보고 그려보는 거겠지.

오늘 하루 더 엄마를 닮아가나보다.

발이 시려서 두툼한 양말을 꺼냈어.
자다가 숨이 막혀 깨던 무덥던 여름도 가기는 가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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