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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그렇군

매번 담담해지려고 생각하고. 굳게 마음 먹고 있는 일이지만 눈 앞에 그 일이 펼쳐질까 싶어 손에 든 무엇이든 감싸쥔 허공이든 그게 뭐든 꽉 움켜지게 된다.

사실은 깊게 생각하고 있지않는 건지도 모른다. 닥치지 않은 일이니 상상할수조차 없는 일일수있겠다.

어젯밤 꿈을 눈을 뜨기 전 찬찬히 되새겨본다. 사람들은 내 곁을 지켰고 나는 그 상황이 뭔지도 모르고 괜찮다고만했다. 꿈을 깨고 나서야 내 곁에 누군가 없었구나. 했다. 

어두운 화장실에 앉아 나는 손에 닿은 수건을 꽉 잡았다. 무엇이되었든 내 것이 빠져나가지 말라는 발악처럼

나는 꿈을 통해 내가 겪지 못한 감정들을 한 반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한 사람이 내 곁을 떠났고 나는 상실감에 빠졌다. 슬펐고 외로웠다. 
이해하고 싶었다. 어떤 이유에서 였는지 내 곁을 떠났어도 내가 보듬지 못한 상처들을 알고 싶었고 나름의 이야기를 생각하며 이런 일이라면 널 이해해보겠다 했다.

그 날 밤 나는 꿈을 꾸었다.
사람이 죽었다. 내가 아는 사람이었고 함께 했던 시간도 많진 않았지만 적지 않던 사람이었다. 
바람 결에 소식은 들려왔고 나는 울었다.
살아만 있으라했지 않냐고 왜 죽어서 내가 원망도 못하게 만드냐고 연락이 닿지 않아도 좋으니 살아만 있으라고 찾으면 찾을 수있는 곳에 제발 살아만 있으라 했잖냐고 울었다.

그 뒤로 나는 나를 떠난 사람을 조금 이해하고 용서했다. 그럴 수 있겠다 싶어 그 마음 쓸어주고 싶어지기도 했고 내가 알아차리지 못해 미안해지기도 했다.
사실이야 어찌됐든 그 꿈으로 나는 그 순간을 잘, 혹은 어떻게든 지나왔다.
다음이 무엇이 되었든 어떻게든 견디고. 지나간 다음에 이번 것은 어지간하구나 하고 생각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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