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웠다.
네가 전화했고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전화를 받았다.
너 있는 곳도 아니여야하고 나 있는 곳도 아닌 우리가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가자고 했다 내가.
우린 어마어마한 시간을 지나 아주 초라하고 낡은 집에 도착했다.
바다가 있는듯했으나 보이지 않았고 산 속이였지만 높지 않았다.
집을 고쳤고 고치고 보니 내가 태어나 자란 집과 닮아 있었다.
나는 자주 기댔고 네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한번도 그래본 적 없듯 네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알 수 있었다. 네가 누구라는 건.
묻고 싶은 게 많았지만 여전히 물을 수 없었고 그래서 또 자주 울었다.
울지마. 울지말고 말해봐. 라고 네가 말했지만 목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다.
어떻게 말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속으로 생각만하고 말 할 수가 없었다.
비를 맞으며 걸었고. 책을 읽어달라고 내가 조르기도 했다.
밥을 먹었고. 깊은 동굴을 걸었고 무서울 때 마다 네 팔을 끌어당기기도 했다.
어쩔때는 말할 수 없이 슬펐고 어쩔때는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꿈을 꾸웠다.
꿈에서도 꿈이라는 걸 알았고. 그래서 더 못해보았던 일들을 하려고 애썼다.
그리고 깨기 전에 손을 붙잡고 나를 잊지 말아달라고 애를 쓰며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