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날이 있지. 설명할 수 없는 날들.
좀 멍하고. 내가 하는 일에 이유를 모르고
괜히 집으로 가는 버스가 아니라 다른 버스를 타고
만나자고 얘기했다가 1분도 안되서 아니라고 하고
어디로 튈지도 모르고. 저질러 놓은 일들이 감당이 안될 때.
나도 그랬던 적 있었는데. 네가 그럴 때 나는 막상 도움이 안되네.
그때 난 무지하게 걸었어. 그 후로 내 두 발목 연골이 닳았다고 했어.
지겨울 때도 됐는데. 여차해 걷기 시작하면 또 끝도 없이 걷고 싶어 지는 이 마음.
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그 끝에 뭔가 있었으면 좋겠어.
생각한 답이라던가. 사람 말이야.
같이 걷진 못해도 누군가 있었으면 좋겠어. 매달려 미끄러질 수 있다면 좋겠어.
좀 더 크게 안아주지 못해서 미안. 나는 점점 이기적인 사람이 되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