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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3.7






어쨌든 여기 변하고 있어. 내가 가진 추억은 사라지고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고. 겨울이면 황망하기만 하던 곳들은
이젠 쉴새없이 돌아갈거야.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항상 있어주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

초등학교 복도가 나무였거든.
어떤 자리만 가면 계속 삐그덕대는 곳이 있었어.
친구를 기다릴 때나 그곳을 지날때면 항상 그곳에 발을 놓고 한발에만 힘을 줬어. 그럼 내가 무게를 실른 속도에 맞춰
삐그덕. 하고 소리를 냈지.
그 곳이 있기만 하다면 한번쯤 가볼텐데. 이젠 그럴 수가 없지.
그럴 수 없어서 더 그리워지나보다.
공간이. 사람이. 내 곁에 남아있질 않네.

이런 날 나를 좀 찾아주지.
아직은 겨울이고 봄은 조금 남았으니까.
겨울 끝 이라는 이유를 대고.

오늘은 니가 좀 그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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