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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추억은

 

 

추억은 늘 이렇듯 부끄러운 것일까.

메일 정리를 하다가 오래 전 벌써 10년이나 된 편지를 읽었다.

손발이 오글오글. 부끄럽고 낯뜨거워 금방 창을 닫고 말았지만. 그래도.

10년이나 되도록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는 걸 보니 열 여섯의 나와 스무살의 나와.

지금이 내가 서로 속닥속닥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서툴렀던 사랑은 어디만큼 왔는지,

이젠 얼굴도 가물가물한 너는 어디에 있는지,

그 어렵고 힘들었던 시간은 어디로 갔는지,

 

그럼 지금 이 모든 선택도, 나중에는 모두 추억이 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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