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들떠있는 요즘
차분히 가라앉기를 기다리고 있다.
해야할 일들을 적고 해낸 것들은 줄 긋는다.
하나를 놔두고 모두 줄 그었는데
또 다른 하나가 적힌다.
적고 지우고 적고 지우고
이렇게 겨우 하루씩 살아가는데
지나고 보니 그게 인생이 되네.
나는 영영 이렇게 살다 가겠지.
어느 정도 일정한 나의 삶의 형태가 있었음을 안다.
이 들뜸이 가라앉으면 그속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겠지
온전한 나로
해질녘 산책을 하고 맛있게 한끼를 먹고
저녁 늦은 샤워를 하고 바짝 말린 머리를 쓸어 넘기며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일이 끝난 새벽 귓속에 윙하는 소리만 들리는 고요함 속에서
너에게 편지를 쓸 수 있겠지.
여기 내 흰 바람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