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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11.12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한다.
ㅡ김연수. 세상의 끝 여자친구



잊어버린. 잃어버린 책의 이름을 정확히 알았다.
내용도 어렴풋한. 어디에 노란색 줄이 그어져 있는지 그런 것도 모르겠다.
다만 지나치다 본 글귀가 눈에 익은지 마음에 익은지 쳐다보게 됐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찬 바람 냄새가 묻은
가을과 겨울 그 사이 어디쯤
내 마음이 달아난 그 사이 어디쯤
계절이. 시간이 흐르고 있다.

산책삼아 걷던 길가에 익숙하게 낯선 가로수를 올려다 보았다.
빨갛게 물이 들었다. 낯설어서 오래도록 그 자리에 서서 바라보았다.
너무 익숙해서 지나치다보면 어느 날 너무 낯설어서 데면데면하다.

가을. 낙엽. 단풍. 노란은행잎
머리속에 글자를 쓰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익숙한 단어들이 쉽게 낯설어진다.

초콜릿을 한웅큼 쥐어 먹었다.
이것도 아니란 건 어쩌면 이미 알고 있었을 터

어디서 시작된지도 모르는 요즘 걸핏하면 툭툭 고이는
내 마음은 또 언제 잠잠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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