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맡은 치약냄새
갑자기 드는 네 생각
만날 수 없어도 가끔 생각했어.
아주 많은 치약 냄새를 맡을거고 비슷한 향도 많겠지만
그 향을 맡으면 어디서건 네 생각이 날거라고.
하루의 시간이 꼬이도록 나는 잠을 못잤어.
그 날도 그랬지. 익숙했지만 익숙하지 않아서
나는 잠을 설쳤어.
다시 얼굴을 씻어보고 얼굴을 문질러보고 돌아누워도 잠이 오질 않아서 양치를 했어. 그 새벽에
신문을 넣는 아저씨의 오토바이 소리.
일찍 어딘가로 향할 누군가의 조심스런 문 닫는 소리.
그 민트 치약향이 그것들을 가지고 머리 속에 콕 박혔나봐.
새벽은 지나갔고. 무엇이든 말해야만 할 것 같던 새벽도 이제 다시 오지 않겠지.
나는 견뎠고, 전해지고 싶었던 순간은 이제 돌아오지 않아.
그리고 견디는 법을 조금 알았어. 조금 아주 조금 .
근데 이건 정말일까.
이불 속에 두 손을 꽉 쥐고 힘주지 않아도
어느새 벌떡 일어나 창문을 열지 않아도
등줄기로 식은땀이 한 번 지나가지 않아도
너를 생각할수도. 무서운 마음이 지나가길 기다릴 수도 있어.
말이 많은 하루였고. 그래서 잠이 오지 않는 밤이었지만.
이제 해는 떴고. 나는 조금 달라졌으니.
네 생각이 났어. 가끔 그랬지만 또 그럴 수 있겠지만
여전히 할 수 있는 말이 없어서 생각만 하고 말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