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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근황

 

 

  이 도시의 가장 긴 버스 노선을 타고 어디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일,

그것이 요즘 내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나 혼자만의 시간.

그 혼자만의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름의 생각과 시간을 정리하는 일.

당신을 생각하는 일.

 

빈자리, 마음 가득, 머리 속 가득 느끼고 있다.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 앞에 놓여질 때면 당신을 생각한다.

이것이 한 사람의 자리구나.

 

정리 되지 않는 것들 속에서 요즘 나는 곧 잘 참아내고 있다.

다만 불쑥 불쑥 찾아드는 것들. 아카시아 향 끝내 매달리는 당신이라던가.

저기 멀리 자전거를 끌고 터벅터벅 걸어오는 사람이라던가.

슬픔 같은 것 말이다. 눈물 같은 것.

 

허덕인다는 말.

지금 내 모습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무 말없이. 마음 닿는 곳으로 걷고 싶다. 혼자는 외로우니까 누군가 함께.

요즘 전화번호부 자주 뒤적이지만, 나이가 들었나보다.

시간 맞는 사람 하나 찾기도 힘들고,

 

 

짧게 짧게 생각나는 머릿속의 것들이 다 적혔는지는 모르겠다.

나의 한마디 한마디는 참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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